2011년 9월 26일 월요일

숫자 17의 성(sex)은 무엇일까?

재밌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What is the sex of 17?

일단 글의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목을 다는 센스에 감탄한다. 좋은 글쟁이는 제목 뽑는 능력부터 탁월한 듯하다. 부럽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다. 지금은 구텐 탁, 이히 리베 디히 말고는 기억 안 난다. 시험을 위해 독일어를 공부할 - 수밖에 없을 - 때, 영어에 비해 독일어가 좋았던 점은 알파벳 그대로 바로 발음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고 싫었던 (이상했던) 점은 단어마다 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독어는 관사가 복잡한데 사물에 성별이 있어 그것마다 구분해서 달아주기까지 해야 했다.

읽은 글에서는 인간의 뇌가 성별이 없는 사물에도 남자, 여자로 성별을 부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서 말한 독어에서는 언어적으로 이미 사물에 성별을 붙이고 있고, 이는 스페인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사물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독어에서는 달이 남자이고 스페인어에서는 여자라고 한다. 그래서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단어가 가지는 성별을 그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러분은 달을 떠올리면 남성의 느낌을 받는가, 여성의 느낌을 받는가?

그 외에도 음식 접시에 고기가 있으면 남성을, 샐러드가 있으면 여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으며 아기 사진에 1을 페어시켜두면 남자 아이로 2를 페어시켜두면 여자 아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우라나라도 주민등록번호 1은 남자, 2는 여자로 구분해두었으니 비슷한 결과를 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성별이 없는 사물에, 심지어 숫자까지도, 성을 구분지으려 하는 우리 뇌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제목에서의 질문을 다시 해본다. 17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글에서는 홀수는 남자를, 짝수는 여자를 더 연상시키곤 한다고 하는데,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것은 참 재밌는 현상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