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일 금요일

Firefox 3.5, video tag & FreeBSD

요즘 다시 프비(FreeBSD)를 쓰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놀라고 있다. 의외로 윈도우(Windows)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데스크탑에 프비를 설치했고 노트북에 윈도우 비스타를 설치해두었다. 가급적 프비를 쓰면서 작업할 때는 비스타로 해야지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엠에스 오피스를 사용할 때와 한글(HWP) 파일을 사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비스타를 쓸 일이 없다. (아... 스타도 하는구나)

프비를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작업을 웹에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파이어폭스(Firefox)가 프비 상에서 훌륭하게 동작해주기 때문에 지메일과 스프링노트 등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Pidgin 덕분에, 엠에스엔, 구글 토크, 네이트온의 사용이 오히려 더 편하다. 셋을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간단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mplayer가 있기 때문에 음악 감상과 동영상을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동영상 볼 일은 거의 없지만) latex (ko.tex)가 있기 때문에 발표자료 작성이나 문서 작성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gimp가 있어 그림 파일의 간단한 편집에도 불편함이 없고, 와콤 타블렛이 (윈도우 만큼은 아니지만) 잘 동작한다.

불편함이 하나도 없다! 라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사실 불편함은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 윈도우가 아닌 운영체제를 사용하게 되면 무조건 불편하다.

가장 큰 불편함은 역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에 있다. 어도비(Adobe)가 프비용 플래시 플레이어(Flash player)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동영상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유투브(youtube)를 비롯해서 이젠 거의 대부분의 동영상이 웹에서 플래시를 통해 재생되니까. 차라리 Windows Media Player를 embed하던 시절이 나았다. 그러면 파일 경로 찾아서 다운로드한 다음에 mplayer로 볼 수 있었으니까.

다행이 gnash라는 괜찮은 오픈소스 플래시 플레이어가 있어서 유투브 영상은 문제 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비디오 서비스는 gnash가 제대로 재생해주지 못한다. 리눅스를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만(어도비가 리눅스용 플래시 플레이어를 제공한다), 프비에 대한 애정이 더 강한 것을 어찌하랴.

본론으로 들어가자. 얼마전 파이어폭스 3.5가 출시되었다. 많은 개선점이 있지만 가장 내 눈을 끄는 것은 HTML5의 비디오 태그(video tag)였다. 샘플 동영상이 내 프비에서 훌륭하게 재생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럴수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조금 검색해보니 샘플 동영상은 Theora 코덱이 사용되고 있었고(.ogv 파일), 비디오 태그의 목적은 플러그인이 없이도 오디오와 비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와. 정말 이런 세상이 온다면 더 이상 전 세계의 프비 사용자들이 어도비에게 플래시 플레이어 좀 만들어 주세요! 라며 굽신굽신하지 않아도 되는데.

하지만 바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Theora가 표준이 될 것인가? 마소의 wmv는? 애플의 mov는? 가만히 있을까? 사파리에서도, 크롬에서도, 오페라에서도, 익스에서도 다들 Theora를 구현해 넣을까?

검색해보니 아직 논란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윤석찬 님께서 잘 정리해주신 글이 있다. 읽어보자.
또 하나 메일링에서 찾은 글이 있는데,
- 애플은 Theora를 퀵타임에 넣기를 거부
- 구글은 일단 H.264와 Theora를 크롬에 구현
- 오페라와 모질라는 H.264를 넣기를 거부
- 마소는 아무 반응이 없더라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웹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고 하는 소리지만 (우선 읽은 것만으로 판단하면) 비디오 태그의 표준 코덱으로 H.264와 Theora가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찬님의 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Theora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노키아가 딴지를 걸고 차라리 H.264를 쓰자고 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많은 기업들이 연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겉으로는) 라이센스 문제나 (속으로는)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모두들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큰 기업들이 붙어있는 일이니 만큼 Theora로 딱 정해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우선 드는 생각이다. 그리고 혹시 Theora가 표준이 된다고 한들 과연 그것을 사용할 지도 의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상당히 궁금하다.

파이어폭스를 비롯한 오픈소스가 열심히 싸워준 덕분에 프비에서도 불편함 없이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고 이미 충분히 즐겁다. 나로써는 어떤 코덱이 승리하든 사실 별로 관심은 없고 (ogg 포멧이 널리 사용되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내게 없으니까) 웹에서 비디오까지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ps. 물론 FreeBSD용 스타크래프트 2가 나온다면? 정말로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HAHA.